발걸음/지난 기록들

2004년5월2일 영남 알프스 종주 1 구간 /연우

갈파람의별 2012. 3. 22. 12:47

◆영남알프스 번개 산행 기록 및 후기◆

 

목적산 : 영남알프스 종주 1구간
일시 : 2004년 5월 2일(일) 오전 6시 50분
집결지 : 서면 영광 도서 앞
날씨 : 오전에 흐리고 오후부터 비
코스 : 배내 고개- 배내봉- 간월산- 간월재- 신불산- 신불평원-
 영축산- 함박등- 함박재- 채이등- 한피기 고개- 통도사

 

일정
08:30- 배내 고개에서 출발
08:55- 첫 봉 올라섬
09:05- 배내봉(966m)
10:10- 간월산 정상(1083m)
10:35- 간월재 통과(12,600보)
11:20- 신불산 정상(1209m 14,700보)
12:00- 신불 평원에서 식사
12:40- 식사 후 출발
13:00- 영축산(19,000보)
13:40- 함박등
14:00- 함박재 삼거리(22,000보)
(일행을 잃어버려 20여분 기다림)
14:40- 채이등
15:00- 한피기 고개(삼거리 24,000보)
14:00- 통도사(30,000보)
산행 끝
(거리 만보기 기준 약 15km)

푸른솔 산악회 회원 22명 외 이언우, 한인자, 강호진, 오서기

 

영남 알프스 구간 종주...
언젠가 번개 산행 도중 영남 알프스를 번개 산행시에 종주를 해보자는

제안이 나왔고 마침내 그 첫 발걸음을 옮기기로 한 날이다.
토요일에는 가능하면 술을 안 먹으려고 생각했지만 세상일이 뜻대로

되는 것만은 아닌지라 본의 아니게 약간의 과음을 하고 말았다.
일요일의 산행이 장난 아니게 긴 코스라 은근히 걱정도 되지만 어쩌랴.
그런데 산행 운영자는 산행 거리가 거의 20km라고 겁을 주던데 어림

눈짐작으로 아무리 계산해 봐도 20km에 이를 것 같지는 않은데???

그래서 만보기를 가져가서 직접 재 보기로 했다.

일요일 새벽 4시에 일어난 마눌님은 오랜만의 산행이라 약간의 긴장과

더불어 도시락 준비하랴 분주하다.

대충 아침을 때우고 우산과 우의 커피 도시락 등 준비물을 챙겨서는

지하철로 내려온다.

서면에서는 반가운 푸른솔의 산행 동료들과 오랜만에 산에서 만나는

오서기 그리고 친구 강호진이 먼저 도착해 있다.

23인승 버스 두 대에 분승해서 배내 고개로 향하며 일일 산행 대장

반야월님의 간단한 산행 코스 설명을 들으며 배내 고개에 도착하자

8시 20분경.

삥 둘러서서 새로운 얼굴들과 인사하고 8시 30분 배내봉을 향해

천천히 올라간다.

선두는 반야월님과 여 회원님들 후미는 동탁님과 몇 명.

 (첫봉의 이정표)


 

 
 
첫 봉에 도착하자 나는 잠시 실례를 하고... 배내봉을 거쳐 간월산을
바라보며 기다란 행렬을 이루며 나아간다.
날씨는 오후에 비가 예정되어 있고, 적당히 흐리고 시원해서 산행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간월산 까지는 좁은 오솔길이 계속 이어지고 시원한 나무 그늘에
왼편으로는 기암 절벽과 기다란 능선 줄기와 등억 마을 방면의 풍광을
즐기면서, 오른편으로는 재약산 수미봉의 사자봉을 사이에 두고 넓은
사자평원이 보인다. 
 
 


 

 
 


 

 

도중에 누군가가 몇 가지 꽃 이름을 묻자 거침없이 대답하는 강호진군..

덕분에 직업이 탄로 나고.. 오랜만에 산행에 따라나선 마눌님이 은근히

걱정스러웠는데 의외로 전혀 뒤쳐지지 않고 잘 따라간다.

배고프면 강호진군이 준비한 떡과 오이도 먹고 동탁이 준비해 온 떡도

먹으며 10시경 간월산 정상에 도착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간월산 정상에는 처음 올라본 셈이다.

바로 저기인데 하면서도 이상하게 직접 올라 볼 기회가 없었다.


 (간월산 정상에서 친구와)


 

 

(간월재)


 

 

정상에서 약간 내려와 왼편의 간월공룡 가는 길을 확인해 두고 사진도

몇 장 찍고 간월재를 거쳐 신불산을 바라보고 쉬엄쉬엄 올라간다.

이 길은 작년 3월 갑작스런 눈으로 아이젠도 없이 엄청 고생했던 길이라

새삼 감회가 새롭다.

신불산 정상에 도착하자 선두는 이미 출발하고 없고 우리들은 사진을

좀 찍고는 신불평원을 지난다.

 

(신불산 정상에서 마눌님과)

 

 

 

 

 

 

 

 

 

 

 

 

 

 

 

 

 

 

 

 

 

 

 

 

 

 

 

 

 

 

 


 (신불산에서 영축산 방면을 바라보고)


 

 

(신불 평원의 마눌님)


 

 
 
 
12시 정각에 식사를 준비하도록 선두와 약속이 되어있지만 주변 경치도
구경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천천히 나아간다.
뒤에는 마지막 후미인 파랑새 솔이 왕손kim님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따라 오고 있다.
영축산을 불과 얼마 남기지 않은 평원 지점에서 점심 준비를 하고 있는
일행이 보인다.
결국 선두와 후미의 간격이 10여분에 지나지 않았다는 결론이다.
인원이 많아 다섯명 정도씩 소그룹으로 둘러앉아 맛있는 점심식사..
그리고 오늘의 매인 행사 이슬님의 생일잔치..
동탁님은 며칠 전부터 이슬님의 생일 잔치를 어떻게 근사하게 치를 수
있을까 연구를 많이 했었는데 케잌을 간월재까지 차량으로 날라두자는
의견도 있었고 직접 가져가는 방법 등도 연구되었으나 결국 케잌을
공수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고는 아침에 떡을 준비해 왔다.
떡을 케잌 삼아 촛불을 밝히고 축하의 노래로 행사를 치루었다.
생각해 보면 이렇게 산 위에서 생일을 축하 받는 이슬님은 참 행운이다.
이럴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되겠으며 이렇게 챙겨 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리고 주도면밀하게 회원님들을 배려하는 동탁님.. 정말 존경스럽다..
식사를 마칠 즈음부터 시작해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20분만에 도착한 영축산 정상..
영축산은 이상하게도 비와 인연이 많은 것 같다.
지난번 푸른솔의 시산제 때에도 비로 인해서 고생을 많이 했었는데
오늘도 비라니...
처음으로 단체 사진을 찍고는 시살등을 향해 나아간다.
 
 (영축산 정상 첫 단체 사진)


 

 
 

(시살등 가는 길에 이정표)

 
함박등을 지날 때 지나가는 비에 우의를 뒤집어쓰고 비구름이 지나가는
바위를 바라보니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구름인지 안개인지 하얀 물감이 지나가듯 바위를 휘감으니 지리산에라도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2시경 삼거리에서 갑자기 난리가 났다.
선두 일행이 방향을 잘못 잡았단다.
시살등 방면에서 오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우리 일행이 지나가지
않았단다.
그렇다면 삼거리에서 배내 방면으로 길을 잘못 잡았다는 스토리인데
한번 길을 잘못 잡아 되돌아 나오면 그 허탈감으로 몇 배나 힘이 든다.
우리도 많이 해봤지.. 여기가 아니가벼~~
이 지점에서 좌측으로 나가야 된다고 몇 번이고 강조하시던 반야월님이
사랑하고님의 노래 소리에 취해(?) 그만 갈림길을 못보고 지나치셨단다..
ㅋㅋㅋ
결국 우여곡절 끝에 선두조와 전화 연락이 되고 다시 합류한 일행은
시살등 방면으로 전진한다.
중간에 너무나 멋진 자그마한 봉우리가 있었는데 올라서자 구름 위의
신선이 된 기분이다.
주위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고 나는 이곳이 시살등인가 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채이등이란다.
 

 (채이등을 올려다 보며)


 

 

(채이등을 오르는 마눌님과 나)

 

(채이등에서 영축산 방면을 바라보며)


 

 
다시 시살등 방면으로 나아가는데 갈림길이 나타났다.
일행을 따라 아무 생각 없이 오른편으로 접어들었는데 뒤의 세 명이
(김권, 동탁, 강호진) 그만 좌측 길로 들어서 버렸다는 것을 나중에
한피기고개 갈림길에서 알았다.
그들도 얼마간 내려가다 길을 잘못 잡았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이미
상당히 내려온 상태고 그 길이 백운암으로 연결되는 길이라는 것을
알고는 그대로 하산을 계속했단다.
시살등까지는 불과 5분 거리이지만 계속되는 비에 이미 상당히 지친
체력으로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으로 시살등을 포기하고
통도사로 하산길을 잡는다.
잃어버린 세 명을 찾아 두 명이(갈파람, 저승사자) 다시 채이등 갈림길
까지 올라가는 소동을 벌인 끝에 이미 안전하게 하산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서야 돌아 내려오는 두 사람.
통도사로 내려오는 길은 평이했지만 계속되는 하산길에 무릎이 아파와
무릎보호대를 착용하고 오서기랑 둘이 이야기도 나누며 쉬엄쉬엄
내려왔다.
도중에 산행로를 막아 둔 나무둥치와 오른편으로 나무에 매달아둔
등산로 표시를 보고 우측으로 하산길을 잡았는데 자장암 다리 아래에
이르자 선두조와 후미조인 우리들뿐이다.
????
결론은 중간조들이 전부 아까 나무둥치로 막아둔 등산로로 넘어가
버렸다는 이야기.. 이미 그렇게 되었다면 우리를 찾으러 올테니
발이나 좀 씻고 기다리자고 다리 아래에서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씻고는
다시 출발 준비를 갖추니 노란 버스가 우리를 찾아 올라온다.
일단 산행은 여기까지가 끝이고 만보기는 30,000보에 약 15킬로미터가
찍혀있고 시간은 오후 4시가 약간 넘었다.
23인승 버스에 끼어 앉은 26명의 비 맞은 생쥐 꼴을 한 일행은 부산진역
앞의 바람님네 연탄구이 집으로 직행 간단한 뒷풀이 후 즐거운
번개산행을 마감했다.
시종 선두에서 길을 잡아준 반야월님과 갈파람님, 후미를 책임지신
동탁 및 왕손kim님, 사진사 철이님, 섬섬옥수님, 왕손kim님 그리고
선두에서 후미까지 종횡무진 왕복하며 전체를 다독거려 주신
저승사자님 모두모두 감사 드리고 우중에도 안전 산행해 주신 일행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