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지난 기록들

만만한게 호구X이라고......섣불리 덤볐다가..2005.02.14/대포동

갈파람의별 2012. 3. 22. 12:56

승학산(乘鶴山 496m)

탈승(乘) 두루미학(鶴)의 이름이 예사롭지 않다.
언뜻 들리는 이야기로는 예전에 무학대사가 학을 타고 올라갔다하여
승학산이라 이름이 붙어졌다고 한다.

무학대사가 학을 타고 승천한 곳에서 시산제를 지낸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일개월여 전부터 학수고대하던 산행이 들뜬 마음으로 참여를 하였다.

특히 집이 가까운 관계로 일주일이 멀다하고 오르내리는 산이기에
쉽게 오르리란 자신감도 더해졌다.

그간 산행대장님의 마음고생을 대변이나 하듯이
많은 회원들이 울긋불긋한 옷차림으로
어릴 적 소풍에 따라가는 기쁜 마음으로 동참하여
반갑기가 그지없었다.

갈파람,석골,산골,월계수,잎새바람,얼쑤좋다,쪼맨한 뚱띠,청암,꼬마천사,투명인간님 등등
안면이 있는 많은 회원들의 웃는 얼굴과 수인사를 나누고 보니,
클라리넷,진주님의 반가운 얼굴도 눈에 띈다.

반가운 님들의 얼굴과 겹쳐 그간 같이 호흡한 산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토곡산,금정산종주,강천산,신어산,굴암산 등등.......

사하구청 앞에서 오전10시를 조금 지나 석골님을 산행대장으로 산행을 시작하였다.
낙동초등학교 담벼락을 끼고 돌아 반도보라아파트 사이로 난 조금 가파른 길을 따라
정각사를 향한 길로 산행초입을 잡는다.

제법 경사가 심한 것이 어저께의 대암산,비음산,봉림산 산행 후유증이 느껴진다.
‘까짓것 몇 번을 오르내린 승학산인데.......’하는 여유로움을 가지고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정각사에 모여서 산행대장을 비롯한 단체가 인사를 나누고 보니 무려 46명.....
모처럼의 대인원이다.
다같이 안산,즐산에 대한 다짐을 나누며 힘찬 시동을 걸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서서히 속도를 올려가며
순조로운 산행을 개시하는데,
갑자기 왼쪽으로 난 순탄한 길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난 가파른 길로 방향을 잡는다.

‘헉! 이거 장난이 아닌데...’
여러번을 올라와 보았지만 이런 난코스는 처음이다.

그간 초입을 잡은 곳 만해도
동아대 주차장, 건국고등학교, 사파이어호텔 뒤편, 괴정성당,
구 동아고등학교(협성 르네상스 타운) 등등

하산점을 잡은 곳 만해도
꽃마을, 엄궁동 대림아파트, 마하골, 사하유치원, 동주여전, 전통불한증막, 정각사,
채석장 등등 수도 없이 많았는데...

역시 산행은 출발점과 코스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행여 앞사람의 발놀림에 돌이라도 굴러 떨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산행대장인 석골님의 안전을 당부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모진놈을 피하고 나니 독한놈이 나타난다고....(ㅋㅋㅋ 죄송)
갈파람님을 피하고 나니 석골님은 더하네.......

호흡은 가슴을 치고 있는데, 도무지 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에구...너거 마음대로해라....’

정상을 거의 도달할 무렵의 양지바른 둔덕에 자리잡은 무덤가에서
전열을 재정비하기위한 휴식이 있다.

꼬마천사님이 건네주는 방울토마토가 덧없이 맛있다.

멀리 낙동강하구둑의 시원한 경치에 땀을 훔치고 재출발을 하였다.

출발하자마자 바로 정상이다.

정상에서 고교동창생을 만났다.
역시 산에서 만나는 친구는 덧없이 반가웠다.
이런저런 소식을 나누고 반가움을 뒤로한 채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억새밭을 지나서 457봉을 비껴지나 시약정에 도달하였다.
중간에 계곡길(자갈마당)로 빠져서 시약정에 도달하고 싶은 유혹도 있었으나
석골님과 갈파람님의 안내(감시?)를 피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시약정에 도착하여 올해의 산행도 무사하기를 기원하는 거창한(?) 산신제를 지내고,
막걸리를 음복하니 배가 슬슬 고파지는게 산신령께 드릴려고 들고온 시루떡이 탐이났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것이....
유혹을 참을 수가 없기에 단체사진 찍는 틈을 타서 한조각을 베어무니....
‘캬....바로 이맛이야.’라는 탄성이 절로 터져나온다.
특히나 월계수님의 눈을 피해 먹는 시루떡맛은 두고두고 못잊을 것 같다.

시산제를 무사히 끝내고 항공무선표지소 옆의 조그마한 길로 하산길을 잡는데....

‘이게 또 쥑이는 길이다.’
‘승학산 무슨 이런 길이 다 있나’ 싶다.

나루터님의 표현대로 ‘쏟아지는듯한 길’을 따라 쏟아지듯 내려오니 꽃마을이다,

‘만남의 집’에서 뒷풀이를 끝내고
엄광산을거쳐 민주공원으로 향하는 잔당(?)들을 쳐다보며
마을버스에 몸을 실었다.

‘에구...어제 산행만 아니었어도 따라 나서는건데...’

내가 추정하는 황당한 잔당(?)들.....
갈파람,잎새바람,석골,산골,꼬마천사,투명인간........등등등

‘에휴!!! 말못하는 다리라고 너무 혹사시키지 마세요.’

시산제를 무사히 끝내고,
승학산의 모르는 산행길을 안전하게 안내해주신
월계수,갈파람,석골님께 감사말씀을 전하면서.......

특히 멋진 노래를 불러주신 사랑하고님과
사진찍느라고 고생하신 투명인간님과
안살림을 도맡아주신 얼쑤좋다님께 따뜻한 감사의 정을 느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