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두봉(해발910m) 산사처 10명과
날씨 : 폭염주의보 바람은 시원했던날
일 시 : 2009년 8월 22일(토요일) 09시 정각
집결지 : 지하철 남산동역 2번출구
준비물 : 중식, 간식, 식수(1.5리터), 여벌옷등,
참가비 : 1만5천원
산행 코스 : 천문사~캐언~무덤~기차바위~쌍두봉 좌봉~우봉~헬기장~암릉~810봉~배넘이재~나선폭포~천문사
(약7.3 km 휴식포함 5시간 정도소요)
갈파람 전화번호 : 010-5305-5009
산행 들머리에서부터 힘들게 된비알이 시작되는 날이면 어김없이 '왜 이런 힘든 산행을 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하곤
한다.
앞만 보고 허겁지겁 산길을 오르다 보면 풍경이 제대로 눈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허벅지와 종아리가 딴딴해지며 산행에 익숙해질 무렵 능선 날등을 타기 시작하면 가팔랐던 된비알이 순해지고 그제서야
산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헐떡이던 숨결도 차분해지고 이미 머릿속에 가득 들어찬 산소들은 가벼워진 두뇌를 재빨리 회전시키며 상쾌한 느낌을 준다.
이렇게 산을 즐길 때 우리는 대부분 거시적인 산의 모습을 즐긴다.
산줄기의 모양새와 원경의 암릉이 주는 장엄함은 가장 흔히 떠올리는 산행의 장면들이다.
안개 사이 꼿꼿이 서 있는 소나무 '운치'
천문사·나선폭포·기차바위 등 '인상적'
간혹 산의 미시적인 모습이 눈에 들어올 때도 있으나 장엄함과는 거리가 먼 기이한 나무 따위의 모습은 쉽게 지나치기
일쑤다.
그래도 산의 미시적인 모습만 고스란히 눈에 들어올 때가 있다. 자꾸만 원경을 찾으려는 눈의 원심력이 묶일 수밖에 없는
경우가 그렇다. 여름철 눈의 원심력을 묶는 가장 큰 요인은 아무래도 시야를 가려버리는 안개와 같은 악천후가 될 터.
여름철 계곡 산행지를 찾아다니다 갑자기 몰려오는 비구름에다 세찬 바람, 짙은 안개까지 산에서 받을 수 있는 악천후의
종합선물세트를 받고 말았다.
산의 형태는 고사하고 낭떠러지 바로 옆조차 보이지 않는 이 악천후 속에서 눈은 자연스럽게 미시적인 산의 모습만 실컷
훑게 됐다.
하필이면 이 산이 멀리서 봤을 때 도깨비 뿔 모양이 선명한 멋진 암릉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경남 언양의 쌍두봉(해발 910m)
이었기에 아쉬움이 컸지만 쌍두봉은 원경만 멋진, 그저 그렇고 그런 산이 아니었음에 다녀 온 뒤의 기억이 더욱 즐겁다.
(부산일보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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