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바위봉[月巖峰 1,092m], 작은달바위봉[1,073m]
위치 : 경북 봉화군 석포면
일시 : 2021. 06. 12(토요일) 푸르나님들 20여명과 함께
날씨 : 맑고 습도높고
산행코스 : 연화교~칠성암~달바위봉~작은달바위봉~합장바위~정법사입구~대현교
특징, 볼거리
태백산(1567)이나 청옥산(1277)을 오르면 북쪽방향으로 진안의 마이산처럼 두 귀를 쫑긋거리면서 시야를 사로잡는 바위산을 볼 수 있는데 그 산이 바로 달바위봉이다. 오히려 마이산보다 올려다보는 절경이 더한 달바위봉, 청옥산 자연휴양림 부근에 있는 갈곡 민박집 주인은 달바위봉이 아니라 딸바위봉이라 말하기도 한다. 달바위봉의 산행깃점은 봉화군 석포면 대현리 월암마을이다. 즉 갈곡 민박집에서 백천계곡이 갈라지는 대현리 대현국교까지 약 30분 남짓 걸어나온 후 그곳서 석포행 시내버스로 한 정거장만 가면 월암마을 아파트 앞이 된다.
월암마을에서 남쪽으로 난 월암사계곡 수레길을 따르면, 마을이 끝나는 지점에 절과 교회가 담장을 사이에 두고 목탁소리와 종소리가 교차해 눈길을 끈다. 약 7~8분 후 마을이 끝나고 수레길은 월암사까지 이어진다. 그렇게 20분 정도 진행을 하면 계곡이 Y로 갈라지는데 좌측의 계곡위로 월암사가 있다. 월암사는 노 할머니 한분만 계시는 작은 암자로서, 동쪽 머리위로 달바위봉이 우아하게 올려다 보여 마음을 설레게 한다.
월암사에서 계곡 좌측길을 10분쯤 이으면 등로는 두갈래로 갈린다. 즉 그대로 계속해서 계곡을 따르는 길과 좌측(북동쪽) 능선방향으로 오르는 길인데 안내리본들이 능선방향의 오름길에 더 많이 매달려 있다. 따라서 능선 방향의 오름길을 택하는 것이 정석이다. 제법 급경사의 오르막길을 약 40분 오르면 비로서 달바위봉 서능선을 만나게 된다. 정상바위 바로 밑 지점이다.
여기부터 달바위봉의 난코스가 시작된다. 즉 정상부가 깎아지른 절벽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어떻게 올라야 할지 모르는 것이다. 좌측으로 바위사면을 휘돌아 한 굽이 오르면 오버행 바위를 오르게 되어 있는데, 그런데로 오를만 하다. 그 오버행 바위를 오르자 이번에는 로프만 매달려 있어, 첫 번째 오버행 바위를 오를 때보다 훨씬 긴장감이 돈다. 맨몸으로 먼저 올라선 뒤 베낭을 끌어올려야만 하므로 꽤 많은 시간이 지체되는 곳이다. 겨우 로프지대를 통과하면 이번에는 오버행 바위가 한길이 넘고 가느다란 로프 하나만 매달려 있다. 최대의 난관지점이다.
로프를 잡고 오르기를 시도하다가 중심이 조금이라도 흩어지면 몸이 허공에 떠 버려 힘만 쭉 빼고 다시 시도를 해야 한다. 그렇게 몇 번의 재시도 끝에 겨우 오버행 바위를 오르면 기진 맥진하지 않을 수 없다. 무려 한시간 남짓 시도한 끝에 올랐으니 하는 말이다. 그만큼 모험을 요하는 코스이다. 그 오버행 바위를 통과해도 계속 바위길이 이어지지만 이제 진행하는데는 별 무리가 없다. 약 10여분 더 진행하면 드디어 달바위봉 정상인데, 약 1km 도 안되는 거리를 무려 1시간 50분이나 소요한 셈이니 정말 굉장한 모험을 한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어렵게 올라섰는지는 몰라도 달바위봉 정상을 차지하면 마치 비행기를 탄 기분이다. 사방이 모두 수십길 절벽을 이루고 있어 전망의 막힘은 전혀 없는 것이다. 서쪽의 태백산-청옥산 주능선을 위시로 하여, 남쪽의 솔개밭목이봉(1128)-비룡산(1129), 동쪽의 오미산(1071)-묘봉(1168), 동북쪽의 삼방산(1175)-면산(1245), 북쪽의 연화봉(1053)-조록바위봉(1087) 등 1000m급 산들이 사방에 펼쳐저 있는 것이다.
산정의 그런기분을 만끽한 후 동봉을 향한 하산길에 나서면 다시 긴장감이 돌기 시작한다. 특히 안부로 내려서기 직전에는 좌측부 바위지대의 갈라진 홈 사이로 내려서야 하는 바, 도저히 진행할 용기가 없다. 좌측부가 수십 길 절벽이라 고공 공포증까지 느끼는데, 마땅히 잡고 내려설 만한 곳이 없는 탓이다. 결국은 그 내리막을 포기하고 다시 올라서서 우측부로 내려설 방법을 찾아 본다. 그래도 우측부가 좀 나아 보인 탓이다. 결국 또 하나의 완전한 모험 속에 우측부 벽을 타고 안전지대인 안부로 내려서면 "휴~우"하는 안도감이 저절로 튀어 나온다. 약 200m밖에 안 되는 거리인데 또 50분이나 소요한 것 같다.
이제부터는 평범한 산세로 변했으므로 전혀 걱정할 바가 없다. 약 15분 후 오른 동봉에서 달바위봉을 뒤돌아보면 "정말 멋있는 봉" 이라는 말 뿐이다. 또한 어떻게 저 바위봉을 올라갔다 왔는지 그저 꿈을 꾼 듯 하다. 동봉을 지나면 속세골 우측 지능선 방향으로 이어지는 급경사의 등로가 나타난다. 때때로 바위지대를 형성하여 손을 잡고 내려서야 하는 구간도 있지만, 달바위봉 정상부와 비교하면 완전 식은죽 먹기이다. 지능선길을 25분쯤 진행하면 송전탑을 만나는데 이곳쯤에서 좌측 속세골로 내려서는 길을 찾아야 한다.
약 5분정도 더 지능을 따르면 비로서 속세골 방향으로 희미한 등로가 나타나는데, 그 길로 접어들면 굉장한 급경사의 내리막이 이어진다. 거기에다 주로 자갈길 내지 이따금 씩 끊어지는 길 상태 이기에 애를 먹지만, 10여분만 진행하면 속세골을 대하게 되므로 큰 고민은 안해도 된다. 속세골은 기대와 달리 물한방울 없고, 잡목만 무성한 계곡이다. 그러나 골이 깊지 않아 불과 10분 후 드디어 외딴 농가를 대하게 된다. 마침 외딴농가 옆에는 취수장이 있어 산행의 갈증을 해결할 수가 있다.
10분 후 정법사입구라는 푯말이 있는 대현교 앞 35번 국도변에 서니 이곳에서는 태백-청옥산 주능선의 모습도, 달바위봉의 모습도 전혀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나 달바위봉의 멋진 모습이 눈에 선하기 때문에 눈을 감아보면 그 모습이 파노라마되어 펼쳐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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