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및 산 이야기/지리산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바람으로 오고ᆢ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갈파람의별 2023. 7. 6. 21:37

지리 10경 중
3경 - 노고운해(老姑雲海)
4경 - 반야낙조(般若落照)
그곳으로 오른다 어머니 같은 지리의 품속

지리산 10경은
1경 - 천왕일출(天王日出)
2경 - 피아골단풍(직전단풍, 稷田丹楓)
3경 - 노고운해(老姑雲海)
4경 - 반야낙조(般若落照)
5경 - 벽소명월(碧宵明月)
6경 - 세석철쭉(細石)
7경 - 불일현폭(佛日顯瀑)
8경 - 연하선경
9경 - 칠선계곡(七仙溪谷)
10경 - 섬진청류(蟾津淸流)

서론이 너무 길었다 ㅎ
어제 계룡산 자투리 봉 산행 때문에
조금 피로한 몸이지만 달려가고 싶어서
그곳 지리산으로
지난밤에
노고단 탐방로 입장 예약을 해두었고

성삼재에서 노고단으로 오른다


노고단 대피소
아직도 공사 중인데
현대식 건물로 바껴있다


노고단고개 오름길 입산통제 되어있어
임도를 따라 오른다


노고단 고개


노고단 입장 장치


노고단으로 오른다
불어주는 시원한 바람이 너무 고맙고ᆢ


kt기지국과 종석대


구름이 덮고 있는 하늘이지만
색이 너무 조화롭다


노고단 정상석에서 하트 날리기
노고단이라는 지명은 할미당에서
유래한 것으로 ‘할미’는 도교의 국모신인
서술성모 또는 선도성모를 일컫는다
통일 신라 시대까지 지리산의 최고봉
천왕봉 기슭에 ‘할미’에게 산제를 드렸던
할미당이 있었는데
고려 시대에 이곳으로 옮겨져 지명이
한자어인 노고단으로 된 것이다


섬진강을 줌으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고ᆢ


반야봉을 조망해 본다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ᆢ


멀리 보이는 천왕봉도 줌으로ᆢ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 마시고

 
노고단 돌탑


서북능선의 수장 만복대가 보인다


서북능선 끝에 아련히 보이는 바래봉을
줌으로 당겨서 ᆢ


노고단 하산길


둥근이질풀


술패랭이꽃


노고단 고개에서


천왕봉 쪽으로 들어가는  문


산길 편안하고 조성이 잘되어 있다


산 꿩의다리

 
돼지령 오름길에서 노고단을 배경으로


돼지령에서 바라본 천왕봉


해발 1,370m 돼지령을 지난다
돼지령 : 멧돼지가 자주 나타나는 곳이라
붙여진 지명


돼지령 아래에서 반야봉 기슭이 보인다


피아골 삼거리를 지난다


임걸령에 도착
임걸령 :  해발 1,320m  노고단과 삼도봉
사이에 있는 고개다
조선 선조 때의 좀도둑 임걸년이 활동한
장소라 해서 임걸령이란 이름이 붙게 되었다
임걸령에는 피아골 방면으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있다


임걸령샘터 생명수가 나온다
일단은 얼음같이 시원한 물 한 바가지 마시고ㅎ


다시 된삐알길을 올라 반야봉 오름길목
해발 1,480m 노루목에 도착 목을 축이고


노루오줌


반야봉 정상가까이 올라가는 길
고사목들이 많다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구상나무인데
기후변화에 고사를 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움이다


참 조팝나무


험준한 반야봉
데크시설이 많이 조성되어 있다


정상부근 하늘색이 너무 좋다
오름길 주변 곰취 몇 잎 따고


반야봉정상에서 하트 하나 슝~~~~


좀 전에 딴 공취잎으로 싸서 점심식사를 하고
예정대로라면 이 문을 열고
금줄을 넘어 묘향암으로 가야 하는데
예전에 곰을 만난 적이 있어 혼자는 두렵다
잠시의 망설임이었다
정규 탐방로로 ㅎㅎ 다시 돌아 내려간다


반야봉에서 뒤돌아본 노고단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 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왼쪽 불무장등과  멀리
노고단에서 뻗어 내린 왕시리봉이 보인다


좋다!
너무 좋다
어머니 품속 같은 지리산이 ᆢ

 
구상나무 고사목들이 군데군데ᆢ


멀리 보이는 촛대봉이
눈이 부시게 보인다
또 설렘이다


반야봉 삼거리에서 삼도봉 쪽으로 진행


이곳에도 고사목들이 ᆢ 에효~~


삼도봉에 도착
원래 지명은 날라리봉이었으나
지금은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3개의 도에 경계에 있는 산이라
삼도봉이라 부른다
불무장등으로 가는 지능선이 있다


이정표 천왕봉방향으로 내려간다


500 여 데크계단길을 편안하게 내려간다


화개재에 도착
토끼봉이 보인다


화개재 : 해발 1,316m 전북남원 산내면과
경남하동 화계면의 경계
화개장터와 남원의 산내장터 봇짐상들의
물물교환을 했던 장터가 있는 고갯마루


지리산 주능선에서 가장 낮은 곳
넓은 공터가 장이 있었음을 알게 한다

진주출신 작사가 박대림 님이
화개재에 올라서 이정표를 보고
지리의 매력에 반해 이곳에서
이정표 없는 거리를 작사하였다고 한다
1970년대 가수 김상진 님이 불러
명곡 국민가요가 되었다


뱀사골로 내려가는 추억의 길


한때 참 많은 님이 찾았던 곳
폐쇄되어 초라하게 방치된 뱀사골 대피소


대피소 앞 옹달샘
옛 영화가 그리웠는지 ᆢ변함없이 쏟아 나온다
한 모금 무지 시원하고 물맛도 좋다


뱀사골 상류 물소리가 너무 정겹다


하산길 에효 공포의 돌방석  ㅎㅎ


관중


맑은 뱀사골 낙수소리까지 아름답게 들린다


더운 날 긴 거리 ㅎㅎ지친다
일단은 풍덩 한번 하고
너무 차가워 오래 버티지  못한다
그래도 재충전ᆢ


다시 뱀사골 물줄기를 따라 하산을 한다


뱀사골 탐방로 입구를 나오고


이어 뱀사골 신선로를 따라서


다시 한번 알탕을 즐기고


뱀사골 하산 완료지점 반선 다리를 건넌다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 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굳이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불일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러
벌 받은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고

최후의 처녀림 칠선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진실로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고

연화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이원규 作)

渴波濫 許東
아래 공감 하트 꾹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