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및 산 이야기/지리산

2008년 5월 10일(토)-12일(월) 2박3일간의 지리태극종주 대장정 (하빈작)

갈파람의별 2008. 5. 12. 00:35
2008년 5월 10일(토)-12일(월) 2박3일간의 지리태극종주 대장정
1. 지리태극종주(약 63km 정도)
2. 함께 하신 님
완전 종주 : 갈파람님, 해풍님, 하빈
이틀 산행 : 마동탁님
서북능종주 : 넴코님, 레미님
3. 지리산을 크게 놓고 보면
[↔] 노고단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을 기준으로
[←] 좌측으로 덕두산-바래봉-세걸산-고리봉-만복대-성삼재로 이어진 [서북능선],
[↑] 북쪽으로 군자리-삼정산-연하천으로 이어진 [북부능선],
[↓] 남쪽으로 세석-삼신봉으로 이어진 [남부능선],
[→] 동쪽으로 중봉-하봉-두류봉-왕등재-응석봉-수양산으로 이어진 [동부능선]
이 지리산의 주 뼈대를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5개의 능선을 기점으로 수많은 지능선과 계곡이 어머니의 품과 같이 포근하게 지리산을 떠받치고 있다.

위와 같은 뼈대 능선 중 서북능선과 주능선, 그리고 동부능선을 이으면 바로 태극문양을 형성하고 있다고 해서 이를 태극능선이라고 부른다. 태극능선의 길이는 200리(80km)를 넘고, 성삼재에서 천왕봉을 거쳐 대원사까지 이어지는 정품 지리종주보다도 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태극종주를 다 하려면 하루에 20km씩 걸어도 4일이 족히 걸린다. 동부능선의 웅석봉-수양산 구간을 생략하는 경우에도 3일은 걸린다. 우리는 동부능선을 제외한 태극종주를 하기로 한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 하다고 했지만 요즘은 바뀌어 장터목 대피소에 예약을 하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단다. 산행 보름 전인 4월 25일, 갈파람님, 해풍님, 셋이서 동시에 접속을 시도했으나 컴퓨터 사양때문인지 덕이 모자랐던지 아무튼 예약을 실패하고 말았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수 십번을 찾고 고민하던 또 고민하던 동계용 침낭을 지르고 만다. 비비색까지 하나 빌리고, 마지막인 12일에 비가 온다는 예보에 몇 번 하지 않은 종주지만 항상 입지 않고 짐만 된다는 것을 경험해 봤으면서도 열심히 짐을 꾸린다.
1. 동계용 침낭 : 2.2kg
2. 비비색 : 1.2kg
3. 비옷
4. 긴 바지(동계용 1, 하계용 1)
5. 상의 4(반팔 2, 긴팔2)
6. 쌀 6끼분
7. 반찬 락앤락통 3개, 빈 도시락 1개, 수저통
8. 행동식 : 오이 3개, 미니 파프리카 2봉, 쵸코바 6개, 호두 1봉, 건자두 1봉, 쵸코렛 1통, 사탕 약간, 커피믹스 8개, 껌 1통, 라면 2개
9. 렌턴2개, 수건2개, 손수건3개, 세면용품, 화장품 등, 여행용 휴지 1봉, 내 애장품 고글(썬글래스)
10. 1인용 매트리스, 스틱 2개
11. 겉옷2벌(여름용 윈드스토퍼 1, 고어텍스 1)

꽁꽁 쟁여 매고 체중계에 올리니 어머나, 더도 덜도 말고 20kg다.
1시가 넘고 2시도 넘고 눈은 말똥말똥, 지금도 제대로 들기 어려운 저걸 매고 과연 지리의 산야를 누빌 수 있을 것인지, 종주 후 바로 출근하면 또 치뤄야 할 대사가 있는데 나 혼자의 무리한 계획으로 인해 직장에 폐가 되면 어떡하나 하는 오만가지 생각으로 머리는 복잡하고 눈은 초롱초롱,
****** 5월 10일(토요일) 1일차, 9시간
유평(10시 출발)-치밭목대피소 1425m (1시 5분 도착, 점심먹고 1시 50분 출발)-써리봉 1642m (2시 45분)-중봉 1874m (3시 40분)-천왕봉 1915m (4시 15분)-통천문-제석봉 1805m-장터목 1653m (5시 5분)-연하봉1730m-1807봉(망바위)-삼신봉-촛대봉 1704m-세석대피소 1560m (7시)

4시 40분 모닝콜에 눈을 뜬다. 택시로 연산역에 가서 1호선을 타고 서면서 내린다. 새벽 지하철 손님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이동 때마다 배낭과 씨름이다. 높은 턱에 올려 놓지 않고서는 도저히 등으로 올릴 수가 없으니......
서면에서 2호선으로 환승을 하고 사상에 도착하니 꼴찌다.

6시 40분 버스에 올라 8시에 진주터미널에 도착하니 기사님께서 <8시40분에 출발합니다> 엥? 원래 그렇게 하는 거란다.
터미널 앞 해장국집에서 아침을 먹는다. 식당은 허름했으나 주인아주머니의 손맛때문인지 맛있게 한 그릇 뚝딱,
에구, 이렇게 해서 언제 끝마치나 ㅠㅠ

버스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유평마을에서 내린다. 10시에 산행을 시작한다. 그런데 없다. 쉽게 꺼내려고 배낭 앞 쪽에 꽂아둔 내 썬글래스가. 이리저리 교통편을 옮기면서 빠져버린거다. 흑흑 큰 맘 먹고 산 건데, 그리고 당장 다음 주 일요일에 써야 하는데.
새재갈림길을 지나고 무제치기폭포는 소리만 듣고 통과다. 배낭만 없으면 가 볼건데. 드디어 치밭목대피소다. 예로부터 곰취, 참취 등 취나물이 많이 난다고 치밭목이란다. 치밭목산장에서 중봉 구간은 지리산에서 만나기 힘든 암릉 구간으로 작은 암봉에 올라설 때마다 조망되는 천왕봉의 웅장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중봉에 오르면 천왕봉은 지척이다.
부산 인근 산에서 4월 초순에 만날 수 있는 현호색이나 얼레지 군락지가 눈을 즐겁게 해 준다. 가끔 처녀치마꽃도 보이고.
천왕봉, 정상석에는 <韓國人의 氣像 여기서 發源되다>라고 새겨져 있다. 세 번째 오르지만 볼 때마다 가슴 한 켠에서 뭔가가 생겨나는 그런 느낌, 이게 기상일까? 4시 15분이다. 천왕봉에서 장터목까지는 1.7km 40분이 걸렸다. 5시 5분, 사진을 한 장씩 찍고 해풍님과 얘기한다. 예약이 제대로 되었으면 오늘 산행은 여기까지인데 라며.....연하봉과 촛대봉을 지난다. 산행 8시간이 지났지만 컨디션은 괜찮다. 새로 장만한 내 발보다 15mm나 큰 등산화가 아주 편해서인지 아무튼 아직은 아주 좋다. 해풍님이 좀 힘드신지 조금씩 쳐진다. 고지 부적응에서 오는 피로 때문인 듯, 하지만 특전사 출신답게 금방 회복을 하시고. 먼저 가서 자리를 잡으라는 갈파람님 말씀에 세석까지 내리막 길을 좀 빨리 걷는다. 여자 혼자 산행하는 줄 알고 반대편 등산객들의 격려가 쇄도(?)한다. ㅋㅋ 기분은 조오타.
정각 7시다. 그런데 멈추는 순간 겨울이다. 금요일 저녁부터 부산에도 날씨가 추워지더니 여긴 겨울이다. 얼른 옷을 꺼내 입는다. 예약 못 하고 일찍 도착한 산꾼들은 벌써 식사도 마치고 침낭 속에 몸을 구겨 넣고 있다. 진 풍경이다. 너른 터에 비닐, 비닐 안에 침낭, 침낭 안에 사람 넣고 바람이 들어 가지 않도록 동료들이 꽉꽉 싸매고 있는 모습들이. 그 모습을 본 갈파람님, <갑시다. 벽소령까지> 장장 6.3km를 이 어둠이 내리는 겨울 지리산에서 야간 산행을 하잔 말씀? 네 시간이나 더 가야 하는데. 일단 민생고부터 해결하고. 더 이상의 강행군은 무리,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엄두가 나지 않는 이유?
난 동계용으로 아주 따뜻한 침낭을 가져 왔지만 다른 세 분은 5월의 지리에 뭔 동계용!!하며 얇은 봄가을용을 가져왔기 때문. 난 사실 누구나 꿈꾸는, 지리산 맨 바닥에서 산의 기운을 느끼고 쏟아지는 별을 보며 그렇게 잠 들고 싶었는데.......
하지만 결론은 눈치 실실 보며 안으로 들어가 무전취식(식은 아니고)으로 밤을 꼴딱 새웠다는 것, 남들 누워 자는 틈에 비집고 들어가 거의 구겨져서리..잠 안 오는 밤은 왜 그리 기~~~~~~~~인지

******5월 11일 (일요일), 2일차, 13시간
세석 1560m (새벽 4시 출발)-영신봉 1652m (4시 15분)-칠선봉 1558m (5시) -덕평봉 선비샘 1522m (5시 40분)-벽소령대피소 1350m (6시 40분)아침을 해 먹고 1시간쯤 쉬었다가 8시 30분 출발-형제봉 1452m -연하천대피소 1480m (10시 20분) 햇볕 따스한 곳에서 쉬다가 점심을 먹고(라면) 11시 20분 출발-명선봉 1586m (11시 30분)-토끼봉 1537m (12시 50분)-화개재(뱀사골갈림길) 1315m(1시 30분) 그 옛날 장이 섰다는 화개재에서 장사치의 자세로 앉아 쉰다. 햇살에 맨 얼굴인들 어떠랴. 1시 50분 출발-삼도봉 1550m (2시 10분)-노루목 1500m (2시 35분)-임걸령 (피아골갈림길) 1320m (3시 5분)-1424봉-돼지령-노고단고개 (4시 30분)-노고단대피소(5시)

새벽 3시 반, 일어나 티슈로 얼굴만 닦고, 렌턴 일발 장진해 출발이다. 오이 2개 먹고, 쌀로 밥도 해 먹고 라면도 꺼냈는데 배낭 무게는 줄어들 생각을 않는다. 4시. 추워 덜덜 떠느라 하늘을 올려다 볼 엄두도 못 내고 렌턴 불빛에 의존해 발을 옮긴다. 하늘에 별이 무수히 많을텐데 고개를 드는 순간, 매서운 바람이 목 뒤로 스며들 것 같아 겁난다. 도시 한 복판에서 언제 이런 작은 불빛에 우리를 온전히 맡길 수 있을까. 이 작고 힘없는 불빛이 지금 이 순간은 그 어떤 것보다도 큰 존재다. 맞은 편에서 오는 부지런한 님들과 마주하며 인사를 나눈다. 그렇게 길을 걷던 어느 순간,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코를 고는 듯한 그 소리에 마동탁님이 지리산 반달곰 소리가 아니냐고 하신다. 갑자기 쭈볏..다들 아무 얘기가 없다. 그 순간엔 아마 다들 같은 생각이었는지 모른다.
그렇게 영신봉, 칠선봉을 지나고 선비샘에 도착해 식수를 보충하고 날이 밝아지자 아까 그 소리의 진위를 깨닫는다. 군데군데 비박하는 사람들의 형체가 드러나며 곰 소리가 아닌 비박하는 이들의 코골음이었다는 것을.........왕부럽다.
벽소령대피소다. 6시 40분. 대피소 주방에 자리잡고 아침을 준비한다. 지난 밤을 이 곳에서 보낸 산꾼들은 물건을 챙기느라 부산하고 우리는 주방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잠깐 눈을 붙인다. 8시 30분에 다시 출발이다. 형제봉을 향해. 어제에 이어 오늘도 날이 너무 좋다. 천왕봉과 더불어 지리산의 능선들이 아낌없이 자기를 모두 내보이고 있다. 형제봉은 바위 두 개가 마치 사이좋은 형제처럼 마주 보고 있는 형상이다. 배낭을 내려 놓고 형제 바위를 오른다. 사진을 찍고 삼각봉을 지나 연하천대피소에 도착하니 10시 20분이다. 햇살이 퍼지자 새벽의 그 추위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대피소 마당에는 삼삼오오 모여앉아 아주 평화로운 모습들이다. 우리도 바위 한 켠에 등을 기대고 앉아 달콤한 휴식을 취한다. 점심을 먹고 11시 15분에 명선봉을 향해 출발한다. 나무계단, 무명봉을 거쳐 토끼봉으로 향한다. 마동탁님이 자꾸 뒤로 쳐지신다. 첫 종주라 많이 힘드신가 보다. 무사히 마쳐야 할 텐데, 걱정스럽다.
새 배낭에 적응이 안 된게 이유인지 무게 때문인지 모르지만 어깨 쇄골쪽이 몹시 쓰리고 아프다. 스틱을 접어 넣고 두 손을 배낭 앞에 끼워 걷는다.
뱀사골갈림길인 화개재에 도착이다. 쉼터에 앉아 한 낮의 평화로움도 즐기고, 잠시 뒤에 있을 삼도봉 오름에 대한 얘기도 하면서. 화개재에서 삼도봉까지는 800m인데 고도는 1315m에서 1550m로 높아지니. 그 힘들고 어려운 계단, 계단들, 헤아려 본 이들의 얘기론 690개라나? 계단을 오르는 쉬운 방법은 위로 보지 말고 바로 앞의 계단만 바라 볼 것, 그 방법으로 한 번 쉼없이 끝까지 오른다.
삼도봉은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 땅을 동시에 밟을 수 있는 봉우리다. 지난 번 삼도봉 산행은 성삼재에서 임걸령을 거쳐 올라 뱀사골로 내려 갔었다. 노루목을 거쳐 임걸령 샘터에 도착이다. 진달래가 군데군데 피어 있다.
4시 30분, 노고단 고개에 도착이다. 이틀째 산행도 무사히 마친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한참이 지나서야 마동탁님이 오신다. 사진을 부탁드린 어르신 한 분이 내 오스프리 배낭에 대해 물어보신다. 난 65리터인데 그 분 것은 70리터이다. 같은 종류라서 관심을 가지셨나 보다. 부산에서 합류차 오시는 넴코님과 레미님의 도착 상황을 알기 위해 전화를 하니 막 성삼재매표소에 도착해 올라오시는 중이란다. 우리도 노고단대피소로 내려 간다. 13시간 산행.
일요일 밤이어서인지 위치상 성삼재와 가까워서인지 대피소가 한가롭다. 시설이나 모든 것이 세석에 비하면 오성급 호텔 수준, 저녁을 준비하려는데 드디어 두 분의 모습이 보인다. 보급품을 가득 담고 ㅋㅋㅋ
해풍님이 레미님께 미리 맡겨 둔 오겹살과 소시지, 맛깔스런 넴코님의 여러 가지 밑반찬 등으로 만찬을 즐긴다. 이웃과 물물교환으로 얻은 김치로 김치찌개도 끓여놓고...... 자리를 배정받고 갈아입을 옷을 챙겨 화장실로 향한다. 슬슬 적응은 되지만 그래도 더 이상 참기는 곤란하다. 탈의실로 장애인 화장실은 정말 멋지다.
어제 세석보다는 추위도 훨씬 덜하다. 산 속의 밤은 정말 빨리 온다. 9시 소등과 함께 어느샌가 꿈나라로......

******5월 12일(월요일) 3일차, 10시간
노고단 (4시 출발)-성삼재 1102m (4시 30분)-구례/고리봉 1248m (5시) - 묘봉치 1108m - 만복대1433.4m (6시 40분) - 정령치1172m (7시 20분) - 남원/고리봉1304.5m (8시 10분) 아침을 먹고 - 세걸산 1220m (10시) - 세동치 (10시 30분) - 부운치 1115m (11시 25분) - 팔랑치101m (12시 10분) - 참샘 (12시 40분) - 바래봉 1165m (1시) - 운봉 마을 (2시)

새벽 2시 30분, 일어나 주섬주섬 배낭을 챙겨 2층 계단을 내려오니 밤새 마동탁님이 급체로 많이 편찮으셨단다. 그걸 모르고 그냥 잤으니 정말 곤하게 잤나보다. 넴코님이 팀닥터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셨고, 마동탁님은 3일째 산행을 함께 못 하실 상황이다. 아침 밥을 준비하며, 어제 남은 김치찌개에 넴코님이 가져오신 만두를 넣어 만둣국으로 식사를 하고, 새로 한 밥으로 김을 넣은 주먹밥을 만들어 각자 도시락에 담는다. 서둘러 한다고 해도 어느 새 4시가 다 되었다. 오늘은 어제보다 추위가 덜해 하늘을 올려다 볼 여유도 생긴다.
아! 수많은 별들, 도심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너무나 맑은 빛을 쏟아내는 별들에 빠져 목이 아프도록 하늘을 올려다 본다.
성삼재매표소로 가니 무박 산행을 위해 밤새 달려온 버스들이 많은 이들을 쏟아내고 있다. 구례쪽 고리봉은 작은 고리봉, 정령치를 지나 있는 남원 고리봉은 큰 고리봉이라 일컫는다. 고리봉을 지나 산등성이에 헬기장이 있는 묘봉치에 이르면서 여명이 밝아오고 주위를 분간할 수 있게 되었다. 산죽과 관목 숲이 계속 이어지고 새벽에 듣는 지저귀는 새소리는 새벽 산행의 청량감을 더해준다. 이제 랜턴 불빛은 필요 없다. 만복대를 2km 남겨놓는 지점에서 완만한 억새능선이 이어진다. 철지난 누런 억새밭이지만 서북능선의 묘미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에서 장엄한 일출을 본다. 사실 해는 언제 어디서나 매일 떠오르는 것이지만 떠오르는 해를 볼 때마다 느끼는 감흥이 같은 것이 아니다.
만복대 정상이 눈앞에 다가온다. 만복대까지 1km 남겨 놓은 지점에서 만복대 정상까지 흰색 밧줄로 연결통로가 만들어져 있다. 억새능선 사이로 고정 밧줄이 이어져 있는 푹신한 길을 따라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면 만복대 정상이다. 사방으로 복을 내려주는 봉우리라는 뜻의 만복대(萬福臺)에서 사진을 찍는다. 역시 아침 바람이 세다. 만복대에서 정령치까지는 2km이고 내리막길이라 걷는데 별로 부담이 없는 길이다. 억새와 산죽이 어우러진 길을 따라 가다가 73번 국도를 건너면 정령치 휴게소이다. 정령치휴게소의 안내판에는 <서산대사의 황령암기(黃嶺庵記)에 의하면 정령치(1,172m)는 기원전 84년에 마한의 왕이 진한과 변한의 침략을 막기 위해 鄭씨 성을 가진 장군으로 하여금 성을 쌓고 지키게 하였다>는 데서 그 지명이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정령치는 천왕봉에서 세석평전, 명선봉, 토끼봉, 반야봉으로 이어진 지리산 주능선의 산줄기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같은 곳이다. 잠깐 쉬는 사이 휴게소 주인이 와 문을 연다. 차를 한 잔씩 하고 정령치 전망대 좌측의 능선을 따라 이어진 계단을 타고 고리봉을 향하여 간다. 정령치에서 고리봉까지는 0.8km라 얼마 걸리지 않는 거리이고, 고리봉에서 세걸산으로 가는 길은 능선상에 길이 탄탄하게 잘 나 있고, 위치표시 말뚝이 일정거리 마다 박혀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철쭉과 관목 숲 사이로 뻗쳐진 길을 따라 걷는다.
오늘따라 바람이 세차게 분다. 소슬바람 기운이 시절이 봄이라기보다는 가을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이다. 간혹 진달래가 피어있는 모습도 보인다. 세걸산 가는 길, 바람 없는 곳에서 아침을 먹는다. 마동탁님께 전화하신 갈파람님이 전해 주신다. 많이 괜찮아져 화엄사로 가시는 중이란다. 정말 다행이다. 세걸산 위로 올라서니 조망이 뛰어나다. 사방으로 확 트인 전망이 시원하기 이를 데 없다. 산의 색깔은 연녹색으로 튀어 오를듯 봄의 생기를 발산하고 있다. 아니 이미 여름의 복판에 있는 듯 신록이 찬연하다. 세걸산에서 앞으로 진행할 바래봉까지는 5.8km.
세걸산에서 밑으로 내려서서 500m쯤 지나면 헬기장을 거쳐 바로 안부인 세동치다. 이곳에서 바래봉까지 가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그만그만한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한다.
세동치에서 첫 번째 봉우리로 올라 전망을 살펴보고, 둘째 봉우리 전망대에 오르니 정령치에서 5.3km 지점으로 앞으로 바래봉까지는 4.1km 남았다(운봉까지는 7.5km).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어 전망대를 지난다.
소나무 숲 사이에 있는 해발 1,115m의 부운치는 정령치에서 6.4km 지점이고, 바래봉까지는 3.2km 남았다. 이제 앞으로 봉우리 하나만 넘으면 바로 바래봉이 눈앞에 다가온다. 부운치에서 오르막을 오르니 넓은 잔디밭 공터가 나온다. 이 봉우리는 헬기장이 있었던 자리인 것 같은데 헬기장 흔적은 없어지고 잔디밭이 시원하게 조성되어 있다.
본격적인 철쭉군락지를 만나게 되나 요며칠 내려간 온도로 인해 꽃이 피기도 전에 얼어 버린 듯 아쉬움이 크다. 지난 주 황매산 철쭉을 보고 온 터라 더욱 비교가 되나 어쩌랴, 자연이 그리한 걸. 다만 간간이 활짝 핀 철쭉이 아쉬움을 달래준다.
팔랑치에 이르기 직전에는 그야말로 철쭉밭 천지이고, 철쭉밭 사이로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길게 이어진 이 나무계단을 오르내리며 철쭉을 감상하도록 되어 있다. 철쭉밭의 핵심공간으로 천상정원이 따로 없을 듯 하다.

철쭉밭을 지나 해발 1,010m의 팔랑치에 이른다. 세걸산에서 4.1km(정령치에서 8.1km) 지점으로 바래봉까지는 1.5km(운봉까지 6.3km)가 남았다. 바래봉을 향하여 잘 닦인 길을 따라 나아간다.
바래봉이 가까워지면서 사람들로 북적인다. 멀리서 볼 때와 달리 경사가 심한 바래봉 사면을 거슬러 올라 정상(1,165m)에 당도한다. 오후 1시다. 4시 30분 성삼재에서 이 곳 바래봉까지 8시간 30분만에....바래봉이라는 이름은 스님들이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놓은 모양이라고 해서 부르는 말이고 산 모양이 삿갓모양이라고 해서 삿갓봉으로도 불린다. 먼저 도착하신 갈파람님과 하이파이브로 완주를 서로 축하한다. 이어 해풍님, 레미님, 넴코님도 ......

바래봉에서 운봉마을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래봉 정상에서 서쪽 방향의 능선을 따라 가면 운봉으로 가는 길이고, 덕두산 방향은 북쪽으로 바로 직진해야 한다. 덕두산에 큰 의미를 두지 않기로 하고 운봉 마을 쪽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마을에 도착하자 철쭉제와 허브축제를 즐기려는 자동차와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택시를 타고 인월로, 그리고 함양으로, 부산으로, 사상터미널에 도착하니 6시 30분이다. 마중나오신 하얀바람님과 하늘사랑님과 뒤풀이를 하고 종산을 한다.

지리산, 2박 3일간의 태극종주를 하면서 대지의 품에 안긴 인간은 그냥 하나의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과, 자연의 경이로움과 오묘함, 그리고 한계에 도전해 불가능할 것 같던 일을 이루었다는 자신감 등을 얻은 멋진 시간들이었다. 물론 든든하게 함께 하신 갈파람님, 해풍님, 그,리고 끝까지 함께 하진 못했지만 마동탁님과, 하루 산행을 위해 물심양면 애쓰신 넴코님과 레미님이 계셨기에 가능했다는 것도, 또한 이 후기를 쓰기 위해 7시 부터 현재 12시 28분까지 이러고 있다는 것도ㅋㅋ, 아궁, 눈이야^^*

5월10~12일 지리산 대종주

(유평(대원사)에서 인월(바래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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