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25-27일 무박 3일, 한라산 눈산행을 다녀와서
1. 제주 한라산 (1,950m) 2. 2008년 1월 25일-1월 27일 (무박 3일) 3. 성판악 휴게소-작은 속밭 쉼터-사라약수-사라 대피소-진달래밭 대피소-정상안내소-정상(백록담)-용진각 대피소-개미목-탐라계곡 대피소-숯가마터-야영장-공원관리소(관음사) 4. 함께 하신 님 : 갈파람님, 까미님, 양피박님, 푸른솔님, 해풍님, 레미님, 향기인님, 둥근세상님, 수정님, 주연님, 풀꽃반지님, 미방울님, 산소님, 알파맘님, 하늘사랑님, 하얀바람님, 조아님, 하빈 (18명) 80년 8월 한 여름의 태양이 내리쬐고, 내 인생에서도 가장 아름답던 그 때, 한라산을 올랐다.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달랑...... 그리고 2008년 1월, 참으로 긴 시간이 지나 그 곳을 간다. 배편이 없어 잔뜩 기대했다가 실망하고 그러다가 극적으로 다시 가게 되어 기대와 설렘이 배가(倍加)되지 않았나 싶다. 등산이 아닌 관광은 그 후로도 대여섯번을 다녀왔으나 바라만 보다가 돌아온 한라산이라. 25일 금요일 7시 10분, 꿈을 싣고 금강산으로 달리던 설봉호에 올라 제주로 향한다. 설봉호와 해금강호 두 편의 배가 금강산 관광객들을 실어 날랐고 특히 해금강호는 이동과, 정박해서는 숙박의 역할까지 했는데 이제는 육로 관광이 보편화되면서 설봉호는 제주 -부산을 다니고 있다. 저녁식사를 하고 식당 한 켠에 자리잡고 정겨운 시간을 가진다. 승객들의 80% 이상이 우리와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고 나머진 가족 단위의 일반 관광객인 것 같다. 26일 5시쯤 일어나 준비를 하고 6시가 조금 지나 배에서 내리니 우리를 하룻동안 책임질 기사님이 <부산산악회 산과 사람들>이란 피켓을 들고 맞아주신다. 항상 입으로 외는 구호지만 이렇게 밤새 달려온 먼 곳에서 문자화 된 글을 보는 순간 왜 그리 반갑던지...... 20분쯤 달려 <모이세>란 재미난 이름의 식당에서 해장국을 먹는다. 이른 아침인데 만원이다. 보온병에 더운 물을 받고 30분쯤 후 성판악 대피소에 도착이다.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관광버스가 여러대다. 스패츠와 아이젠을 준비하고 씩씩하게 구호를 외친 후 7시 45분,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의 후미는 푸른솔님이 맡기로 하고. 성판악은 해발 750m이고 우리가 오를 높이가 1,250m, 영남알프스의 가지산이 1,240m이니 대강 높이가 짐작이 된다. 바람 한 점 없는 고요함과 눈으로 보여 줄 수 있는 최고의 작품들이 산행 내내 이어진다. 등산로는 산책길 정도의 평탄한 길이라 뜀박질로도 별무리가 없을 듯 보인다. 하지만 등산객들이 너무 많아 계속 지정체가 계속 된다. 국립공원답게 등산로 양쪽으로 거리안내도가 잘 정비되어 있다. 성판악서 정상까지 9.6km이고 진달래 대피소에 12시까지 통과하지 못하면 출입이 금지된다는 안내가 재밌다. 정상에 1시 30분이내 도착해야 하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란다. 걷다가 뒤를 돌아 볼 때마다 제주의 바다와 도심이 사진처럼 청명하게 보인다. 제주에 도착해 한라산을 보면 거의 대부분 구름에 가려 정상 부분을 볼 수가 없었는데 오늘은 기분좋은 느낌이다. 진달래 군락지인 대피소에 도착하니 정각 10시다. 2시간 15분만에 7.3km를 왔으니 생각보다 산행이 빠른 편, 후미를 기다려 다시 출발이다. 여기서부터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오름이다. 하지만 역시 가벼운 경사 2, 30도 정도의 길이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경치는 더욱 더 멋지다. 마지막 계단이 펼쳐진다. 계단이라도 눈에 쌓여 걷기는 훨씬 수월하다. 드디어 정상이다, 백록담이다. 눈에 덮인 백록담, 깨끗하다. 역시 기대했던 대로 그 모습 그대로 보여준다. 얼마나 고맙고 얼마나 감사한지, 정상목에는 역시 사진찍기 쟁탈전, 하지만 이번엔 물러서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ㅋ 지난 번 소백산 비로봉에서 인파에 떠밀려 포기하고 얼마나 후회했던지...... 개인 사진에 단체사진까지 확실히 찍고 관음사 코스로 하산을 시작한다. 거리는 8.7km정도, 시간은 4시간 30분이라는 안내가 있다. 20분쯤 내려서니 넓은 터가 나타나고 많은 사람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사람들이 남긴 음식을 먹으려고 기다리는 까마귀떼의 모습이 이채롭다. 정말 까맣다. 자리를 잡고 방석을 꺼내 앉는다. 눈이 많아 방석을 깔아도 별 효과가 없다. 도시락이 싸늘하다. 하지만 먹지 않을 수 없고, 보온병 더운 물과 함께 밥을 먹는다. 하산은 자율이란 갈파람님의 말씀에 앞으로 나선다. 성판악 코스와는 다른 볼꺼리가 많다. 경치가 아름답고 경사도 제법이다. 윗세오름쪽에도 등산객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등반 훈련 중인 사람들의 베이스캠프도 군데군데 보이고, 비박을 하면서 훈련하고 있는 이들을 보니 나도 한번쯤은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려온다. 찬 밥이 체했는지 속이 좋지않아 발걸음은 더 빨라진다. 추월에 추월을 하여 주차장에 도착하니 2시 30분이다. 버스에 오르니 까미님이 먼저 와 계신다. 오를 때 부터 모습을 찾을 수가 없더니 1시에 주차장에 도착하셨단다. 와우^^* 3시 20분경, 출발해 제주항 터미널에 3시50분 도착, 6시까지 집결하기로 하고 자유시간을 갖는다. 네 분은 가방을 지켜 주시고(감사합니다) 나머지 열 네 분은 아주 나쁜 주인아주머니가 운영하는 목욕탕에서 간단히 몸을 씻고 인근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한다. 제주특별자치구는 이름만으로 특별한 게 아니라 모든 도민들이 모든 관광객에게 최대의, 최선의 써비스를 베풀어야 할 터, 목욕탕과 식당, 완전 가위표다. 7시 10분, 부산으로 출발, 27일 6시 부산항에 도착하다. 남은 경비로 아침 식사를 하고 헤어지려 했으나 주변에 문을 연 식당이 없어 그냥 해산하다. 좋은 산행 이끌어주신 갈파람님 코미디언 못지 않은 재기발랄함으로 좌중을 웃겨주신 까미님 후미대장 고생하신 푸른솔님 좋은 촬영을 위해 전진, 후진하며 고생하신 레미님 물심양면 애써 주신 해풍님 그리고 양피박님, 향기인님, 수정님, 주연님, 둥근세상님, 풀꽃반지님, 미방을님, 조아님, 하얀바람님, 하늘사랑님, 알파맘님, 산소님 함께 해서 즐거웠으며 정말 기억에 남을 한라산 산행이었습니다. 대단히 수고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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